포스텍 연구팀, ‘독성 가스’ 뚫고 암 공격하는 T세포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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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조회 작성일 26-03-17 13:35본문
포스텍 연구팀, ‘독성 가스’ 뚫고 암 공격하는 T세포 기술 개발
일산화질소 제거 분자 입힌 ‘세포 표면 공학’ 전략 성공… 고형암 치료 돌파구
유전자 조작 없이 세포막 개질만으로 면역력 유지, 임상 적용 기대감 높여

암세포 주변의 독성 물질에 무력화되던 면역세포가 암세포와 끝까지 싸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 조작 없이도 암을 직접 공격하는 T세포의 표면에 ‘일산화질소 제거 기능’을 입히는 기술을 개발해, 폐암·췌장암 등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고형암 면역치료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포스텍(POSTECH)은 김원종 화학과·융합대학원 교수팀이 종양 주변에서 면역세포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일산화질소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세포 표면 공학' 전략 개발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국제 학술지 'ACS 나노(ACS Nano)'의 추가 표지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 ‘독성 가스’ 일산화질소, T세포 전투력 무력화시켜
환자의 면역세포를 채취해 기능을 강화한 뒤 다시 주입하는 'T세포 면역치료'는 차세대 암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부 혈액암에서는 극적인 효과를 보였으나, 폐암이나 췌장암처럼 덩어리 형태인 ‘고형암’에서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암세포 주변에 형성되는 ‘종양 미세환경’이 면역세포의 활동을 집요하게 방해하기 때문이다.
특히 종양 주변에서 다량 생성되는 일산화질소(NO)가 결정적 장애물이다. 일산화질소는 면역세포의 신호 전달 체계를 교란해 T세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게 만든다. 비유하자면, 독성 가스로 가득 찬 전장에서 병사가 시야와 호흡을 잃고 쓰러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 ‘방패’ 입은 T세포, 고형암 내부까지 침투해 공격
김원종 교수팀은 암세포를 직접 바꾸는 대신, 면역세포에 ‘방패’를 입히는 역발상 전략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일산화질소를 선택적으로 포획해 제거하는 분자를 미세 지질 입자인 ‘리포좀(liposome)’에 탑재한 뒤, 이를 T세포 세포막에 결합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이렇게 특수 설계된 T세포는 암세포 주변에서 뿜어져 나오는 일산화질소가 세포 내부로 유입되어 공격력을 떨어뜨리기 전에 미리 잡아내어 제거한다. 실험 결과, 이 기술이 적용된 T세포는 종양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도 활발히 증식하며 면역세포 고유의 활성 상태를 유지했다.
동물 실험에서의 성과도 뚜렷했다. 종양 내부로 파고드는 T세포의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으며, 면역 반응이 강화되면서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크게 높아졌다. 방해 요소인 일산화질소만 효과적으로 걷어내도 면역치료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 유전자 변형 없어 안전성 높고 임상 적용 유리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전성’과 ‘확장성’이다. 기존의 면역세포 강화 기술들이 복잡한 유전자 조작을 거쳐야 했던 것과 달리, 이번 기술은 세포 표면만을 개질(Modification)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는 유전자 변형에 따른 부작용 우려를 낮추고 실제 임상 현장에 적용하기에 훨씬 유리한 조건이다.
김원종 교수는 "유전자 조작 없이도 척박한 종양 환경에서 면역세포의 기능을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전략을 제시했다"며, "이 기술이 고형암 면역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면역세포가 더 강력하게 암을 타격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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